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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부도위기 맞은 글로벌 항공업계…“2500만명 실직 위기”

기사입력   2020.05.03 07:43

최종수정   2020.05.03 07:4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사위기에 몰린 글로벌 항공업계가 대규모 감원 등 잇단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여객수요 급감에서 촉발된 항공사 경영난은 항공기 제조업체와 엔진부품업체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항공사와 함께 항공기 완제품과 엔진부품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항공산업이 연쇄부도 위기를 맞아 대규모 실업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대 위기 맞은 보잉·에어버스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이달 중 최대 8000명을 근로자를 감원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초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알려진 영국 롤스로이스는 GE(제너럴일렉트릭), P&W(프랫앤드위트니)와 함께 세계 3대 항공기엔진 제작사 중 하나다.

영국 중부 공업도시인 더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롤스로이스는 전 세계에서 5만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절반에 육박하는 2만3000명이 영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고위 관계자는 “항공기 제작수요 감소에 따른 이번 충격은 전례가 없는 사태”라며 “충격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최대 8000명이 해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롤스로이스는 세계 양대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와 보잉 중대형 기종에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에어버스와 보잉의 항공기 생산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산뿐 아니라 항공사의 주문과 인도도 급감했다.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올 1분기 6억4100만달러(약 78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1억5000만달러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16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급감했다. ‘737 맥스’ 기종의 잇단 추락참사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잉은 일시해고 등을 통해 인력의 약 10%를 줄일 방침이다. 지난해 말 기준 보잉의 전체 직원이 16만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만6000명가량이 감원될 수 있다는 뜻이다. 데이브 캘훈 보잉 CEO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여객수요가 1년 전보다 95% 급감했다”며 “지난해 수준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데는 2~3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잉은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채권 발행을 통해 250억달러(30조6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당초 보잉은 미국 정부와 600억달러 상당의 구제금융 지원에 대해 협의해 왔다. 미 정부는 자금 회수방식 중 하나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권리를 요구했다. 보잉은 정부 지원을 받는 대신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직접 조달하는 쪽을 선택했다.

유럽 항공기 컨소시엄인 에어버스는 지난달 27일 영국 직원 3200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는 지난달 초 가장 먼저 프랑스 직원 3000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기욤 포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회사가 전례 없는 속도로 현금 출혈을 하고 있다”며 “회사의 앞날이 더 가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이달 중 독일에서도 수천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단행할 예정이다. 유럽 현지 애널리스트들은 에어버스가 보유한 순현금이 이달 기준으로 36억유로(4조84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했다. 에어버스가 올 1분기에만 80억유로의 현금을 지출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각국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리 CEO도 “정부의 자금지원 없이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지금 상황에서 현금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유관산업 2500만명 실직 위기”

항공기 부품업체와 완제품 업체의 생존 여부는 항공사 경영난이 언제 회복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생존을 위한 항공사들의 구조조정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최대 국적항공사인 영국항공(BA)은 전체 임직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1만2000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영국항공의 모(母)회사인 IAG는 지난달 28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항공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IAG는 지난해 기준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 편입종목 중에서도 세 번째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유럽에서 가장 탄탄한 재정을 보유한 항공그룹으로 평가받아 왔다.

IAG는 지난 1분기 코로나19 여파로 5억3500만 유로(7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국항공도 보유한 현금으로는 더 이상 버틸 여력이 없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IAG가 영국 정부와 구제금융 협상을 물밑에서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최대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는 지난 1일(현지시간) 전체 직원의 약 15%인 최대 3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감원 대상은 대부분 조종사와 승무원이며 남은 직원 역시 임금이 삭감될 전망이다.


라이언에어는 오는 2분기에 1억유로(135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2분기 기준으로 손실을 기록하는 것은 라이언에어 창사 이후 처음이다. 라이언에어와 함께 유럽의 대표 저가항공사인 영국 이지젯은 지난달 초 4000여명의 직원들을 일시 해고했다.

국제공항협의회(ACI)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을 통해 각국 정부의 항공업계를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비행기표 판매액이 지난해의 45%에 그칠 것”이라며 “항공업계와 유관산업 종사자 25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ITAT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항공사들 절반이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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