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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태양열 키우는 석유기업…8년 공들인 탐사권도 매각

기사입력   2020.07.14 17:42

최종수정   2020.07.14 17:42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존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 그간 돈줄이던 석유화학부문은 줄이고 수소 태양열 풍력 등 대체에너지 포트폴리오를 크게 늘리는 모양새다.

컨설팅기업 DNV GL에 따르면 수소 분야에 투자하려는 석유·가스업체 비율은 올 들어 기존 20%에서 42%로 두 배로 늘었다. 태양열과 풍력 발전에 투자하려는 기업은 각각 작년 대비 95%, 83% 증가했다.

영국 석유업체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은 지난 6일 중국 태양광기업 진코파워와 중국 내 대체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중국의 상업·산업용 에너지 시장에서 ‘통합 탈탄소 에너지 솔루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BP는 자회사인 태양광 발전업체 라이트소스와 함께 50 대 50 지분으로 대체에너지 기업도 설립할 계획이다.

BP는 최근 석유사업을 줄이고 대체에너지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 말엔 자사 석유화학 분야 아로마틱·아세틸스 사업을 영국 이네오스에 매각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하다. 스페인 렙솔은 지난달 8년간 공들인 불가리아 흑해 해안 석유탐사권을 매각했다. 같은 달 “탈탄소화 전략의 일환”이라며 초기 투자액 8000만유로(약 1080억원) 규모의 수소시설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 토탈은 코로나19 타격으로 올해 석유부문 투자를 20% 삭감하면서도 탄소포집저장(CCS) 기술과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는 줄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로열더치셸도 풍력·태양광·수소 등 비석유부문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벤 반 뷰어든 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석유·천연가스 사업 비중을 60%로 낮추고 재생에너지 사업 비중은 30%까지 늘리는 게 목표”라며 “수년 안에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기업의 변신 노력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 ‘뉴 노멀’을 예상한 조치다. 석유기업들은 향후 2040년까지 평균 유가 전망치를 줄줄이 내려잡았다. 작년에 배럴당 60~80달러였지만 최근 40~50달러로 낮아졌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최소 3년간은 여행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재택근무는 더 늘어나는 등 운송용 석유 수요가 적을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운송용 석유는 전체 석유 수요의 60%를 차지한다.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승승장구하고, 수소차 기업 니콜라가 유망주로 급부상한 것도 석유업계에는 악재다. 지난 130년간 내연기관 엔진에 의존해온 자동차산업의 구도가 바뀌면 석유 수요가 그만큼 타격을 받는다. 미국 코노코필립스의 라이언 랜스 CEO는 “미국이 올초만큼 석유를 생산하는 날은 이제 영영 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석유 수요 정점이 이미 지났다는 우려다.

국제적인 ‘저탄소 압박’도 에너지기업의 생존 전략을 다시 짜게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이루는 게 목표다. 최근 각국 정부는 대체에너지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EU는 2030년까지 수소경제 시장을 1400억유로(약 190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일자리 14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8일 공식 발표했다. 독일은 지난달 ‘국가수소전략’에서 수소를 국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베인앤드컴퍼니의 피터 패리 석유가스부문 글로벌헤드는 “주요 석유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와 기록적인 저유가, 저탄소 압박에 처해 있다”며 “일부 기업은 수소 등 대체에너지 사업을 구명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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