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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기업들 '승자 독식'…아마존, 돈도 사람도 싹쓸이

기사입력   2020.10.19 17:52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직원 13만여 명을 한꺼번에 뽑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20만 명 가까이 채용했지만 역부족이어서다. 미국 월가(街)에선 아마존이 이번 분기에 최초로 매출 1000억달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페이스북 등 5개 빅테크 기업만 독주하고 있다. 자동차 항공 에너지 등 전통 산업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S&P500지수에 편입된 빅테크 5개사 주가는 올해 1~7월 37% 급등했으나 나머지 495개 종목은 약 6% 하락했다. 지수 내 상위 5개 종목의 집중도(시가총액 기준)는 7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20%로 집계됐다. 디지털과 플랫폼으로 무장한 기술기업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비대면 환경을 기회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돈과 사람까지 싹쓸이하고 있다.

화상회의 1위 업체인 줌은 작년 동기 대비 4.6배 급증한 5~7월 매출을 최근 발표했다. 아마존이 북미 유통 시장의 50%, 구글이 검색 엔진의 90%를 차지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을 사실상 장악한 데 따른 승자 독식 효과라는 분석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미 중앙은행(Fed)이 경기를 살리려고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췄는데 시중 자금은 이미 현금이 많은 빅테크로만 쏠렸다”며 “코로나19를 버텨낼 자본이 없는 중소기업들이 되레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올 33만명 신규채용…빅테크 시총, 韓+日 GDP마저 넘어
2014년까지 세계 최대 기업으로 꼽혔던 석유회사 엑슨모빌은 올 8월 말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에서 퇴출됐다. 상장된 지 92년 만이었다. 대신 이름을 올린 기업은 소프트웨어 업체인 세일즈포스. 시라 오바이드 정보기술(IT) 칼럼니스트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과거 석유기업들이 선출되지 않은 가장 센 권력으로 꼽혔는데 지금은 그 자리를 빅테크 기업이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대형 기술기업들이 급속히 몸집을 불리고 있다. 유통·검색·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플랫폼을 사실상 장악한 덕분이다. 미국 의회가 ‘승자 독식’의 폐해를 우려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해지고 있다.
다시 ‘20 대 80’의 시대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페이스북 등 5개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기준 7조1875억달러다. 한국(1조6463억달러)과 일본(5조818억달러)의 작년 국내총생산(GDP)을 합한 금액보다 많다. 미국 GDP(21조4277억달러)의 3분의 1에 달한다. 올 들어 주가가 14.5%(알파벳)~72.4%(아마존) 뛴 덕분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코로나 사태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애플은 올 2분기 작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596억달러 매출을 올린 데 이어 3분기엔 더 좋은 실적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1위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1년 전 대비 25% 늘었다.

‘시장’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장악한 게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작년까지 북미지역 온라인 유통시장을 40%가량 점유한 아마존은 최근 미 하원 조사에서 5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90%다. 모바일 검색만 놓고 보면 99%에 달한다. 페이스북은 2012년 경쟁사였던 인스타그램, 2014년 와츠앱까지 흡수하며 SNS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1800년대 후반 일부 산업에서 목격됐던 ‘20 대 80 현상’(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금은 공룡화된 기술기업을 견제할 장치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고급 인재 ‘블랙홀’
빅테크 기업들은 인력도 싹쓸이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달 10만 명의 물류·배송관리 인력을 추가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별도로 3만3000명의 사무·기술직 채용 공고를 냈다. 올 들어 대규모 공개 채용만 네 차례에 달했다.

작년 말 79만8000명이던 아마존 직원 수는 지난 7월 100만 명을 넘어섰다. 월마트(220만 명)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직원이 많은 기업이 됐다. 이번 채용까지 마무리하면 1년간 총 33만5000명을 뽑는 것이란 게 아마존 측 설명이다. 작년 말 대비 인력을 42% 충원하는 것이다. 투자회사 오크트리캐피털의 하워드 막스 회장은 “빅테크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건 (인력 등) 대규모 투자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에 엔지니어 위주로 7000여 명을 채용했던 페이스북도 추가 인력을 뽑고 있다. 작년 직원 수(4만4942명) 대비 최소 22% 더 뽑겠다는 게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의 얘기다. 작년에만 2만여 명을 채용했던 알파벳은 올해 상반기에 4000여 명을 더 뽑았다.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말까지 6만5000명을 새로 뽑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대비 인력을 35% 늘리겠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리콘밸리에서도 많은 기업이 채용을 동결하거나 줄이고 있는 가운데 빅테크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데이터 전문가를 싹쓸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분할 논의 활발해질 듯
미국 유럽 등에선 빅테크 기업들의 독주를 우려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이달 초 미 하원이 “빅테크 업체들이 과거 석유·철도회사처럼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449쪽짜리 보고서를 낸 게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미 대선(11월3일) 이후 인수합병(M&A) 금지, 기업분할 등의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데이비드 시실린 하원 반독점소위원회 위원장은 “독점적 기업이 정책 하나만 바꿔도 수억 명이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시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대형 기술기업에 대해 강력한 규제 시행을 저울질하고 있다. 12월 초 공개 예정인 디지털 서비스법 개정안을 통해서다.

뉴욕=조재길 특파원/박상용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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