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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나 두미나 대표 "스콧 지갑 열게 한 샤프트…한국산 자부심 갖죠"

기사입력   2021.02.25 17:55

최종수정   2021.02.25 17:55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애덤 스콧(41·호주)은 한국산 샤프트를 끼고 나왔다. 그의 드라이버에 장착된 샤프트는 국내 샤프트 제조업체 두미나가 선보인 오토플렉스(Auto Flex). 투어 14승을 끝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스콧은 그 대회에서 1년 만에 톱10에 들었다. 지난 23일 경기 광주 두미나 본사에서 만난 정두나 대표(사진)는 “스콧 측에서 샤프트를 사서 써보고 국제전화로 맞춤형 샤프트를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며 “유명한 선수라 협찬할까도 생각했지만 돈을 받았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자부심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두미나의 모든 샤프트는 개발부터 생산까지 광주 공장에서 이뤄진다. 중국 등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만들지 않기 때문에 95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가격표가 붙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는 많지만 정작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용품은 없었죠. 한국 제품의 인지도가 낮다 보니 국내에서 부품을 잘 만들고도 굳이 조립을 일본에서 해온 뒤 ‘메이드 인 재팬’을 붙여 파는 제품도 있었죠.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주변에 말했는데 10명이면 10명 모두 말리더군요.”

성능에는 자신 있었지만 국산 제품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가 쉽지 않았다. 포기라는 단어가 떠오를 때쯤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두미나의 오토파워(Auto Power)가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 2009년 US여자오픈 우승을 끝으로 슬럼프에 빠진 지은희(35)가 오토파워를 끼고 펄펄 날더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승을 추가했다. 신지애(33)까지 일본에서 승전보를 전하며 단숨에 인지도가 올라갔다.

두미나는 작년에 출시한 오토플렉스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골프용품 전문 매체 골프WRX에 소개됐고 여러 유튜버가 앞다퉈 오토플렉스 사용기를 내놨다. 리뷰 영상마다 수십만의 조회 수가 따라붙었다. 스콧이 직접 대회에서 사용하자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1992년 마스터스토너먼트 우승자 프레드 커플스(62·미국)가 오토플렉스를 장착한 모습도 목격됐다.

일반적으로 스윙 스피드가 빨라지면 CPM(cycles per minute·1분당 샤프트 진동수)이 높은 샤프트를 써야 한다. 빠른 스윙 스피드를 샤프트가 견디지 못하면 헤드가 공을 정확하게 치지 못해서다. 진동수를 늘리다 보면 샤프트의 두께와 무게는 커지기 마련이다. 오토플렉스는 이런 공식을 깼다. 오토플렉스는 CPM이 210인 제품으로 CPM 290의 파워 히터 스윙까지 커버할 수 있다. 스콧이 썼던 샤프트 ‘SF505xx’ 모델이 57g에 불과한데도 그의 빠른 스윙 속도를 버틸 수 있었던 배경이다.

무게가 가벼워지니 헤드 스피드가 빨라지고 비거리도 자연스레 늘어난다. 비결은 소재와 제작 방법에 있다. 두미나만의 소재 배합 비율과 샤프트를 만드는 특수 공정이 가볍고 딱딱한 샤프트를 생산하는 원천 기술이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명품 샤프트 회사가 즐비한 일본에서 벌써 재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매출도 작년 대비 세 배 늘어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올 상반기 제2공장을 열 계획”이라며 “세계 모든 골퍼가 쓰고 싶어 하는 샤프트가 될 때까지 매년 더 나은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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