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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IMF 때 한국 배워라"…닛케이 간판 칼럼리스트의 쓴소리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기사입력   2022.09.04 09:08

최종수정   2022.09.04 09:08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간판 칼럼리스트가 총체적인 위기에 빠진 일본이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한국을 배울 때라고 주장했다.

가지와라 마코토 니혼게이자이신문 칼럼리스트는 지난 1일자 '일본주식은 패자조였다 (負け組だった日本株)'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세계적인 위기로 위축된 일본 기업이 되돌아봐야 할 대상은 IMF 위기로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가지와라 칼럼리스트는 IMF 위기에 몰린 한국이 변화를 통해 일어섰다고 소개했다. "1998년 취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산업을 2~3개로 집약해 대기업들이 국내가 아니라 세계에서 싸우도록 몰아세웠다"는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입국'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세계시장 수출을 전제로 작품을 제작하도록 지원했다"고도 설명했다. 그 결과 "하이테크와 엔터테인먼트의 존재감은 일본을 압도하면서,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조만간 역전될 상황"이라고 썼다.

한국이 세계적인 디지털 강국으로 발돋움한 것도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지도자의 강한 의지였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면담한 일화를 소개했다.

"한국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발돋움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김 전 대통령의 질문에 손 회장은 "첫 번째도 브로드밴드, 두 번째도 브로드밴드, 세 번째도 브로드밴드"라고 답했고, 빌 게이츠도 "100% 동감한다"고 말했다.

브로드밴드(초고속 인터넷)를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김 대통령이 던진 질문이 "그런데 브로드밴드가 도대체 뭡니까?"였다. 가지와라 칼럼리스트는 "변화에 적극적인 한국의 자세는 갖가지 '안 되는 이유'를 찾아 변하지 않는 일본의 풍토와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치 남일을 말하듯 '상실된 30년(失われた30年·'잃어버린 30년'의 일본어 표기. 수동태 문장이어서 직역하면 '잃어버려진'이라는 뜻이 됨)'이 아니라 '잃어버린 30년(失った30年)'이라고 불러 실패를 인정하고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지와라 칼럼리스트가 일본의 위기를 경고한 것은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경기후퇴가 동시에 일어나는 경제위기)과 금융위기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 때문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24일 이후 천연가스와 난방유 가격이 각각 2배와 41% 급등하면서 글로벌 인플레를 부추기고 있다.

세계 경기의 선행지표로 '닥터 코퍼'와 '닥터 코스피'로 불리는 동 가격과 한국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금융긴축은 역사적으로 금융위기를 일으키는 방아쇠였다고 경고했다. 1994년 멕시코 통화위기,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2000년 미국 정보기술(IT) 버블 붕괴의 시발점이 모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융긴축 정책이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닛케이225지수가 8% 올랐다는 점에 안도하며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가지와라 칼럼리스트는 "글로벌 투자가들의 판단 지표인 달러 기준으로 닛케이225지수는 같은 기간 9% 이상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엔화보다 가치가 폭락한 건 동과 비트코인 뿐이었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16% 급락하고 올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일본 주식을 2조엔 이상 순매도한 결과다. 가지와라 칼럼리스트가 "일본주식은 패자조"라고 규정한 이유다. 그는 "일본이 변하지 않으면 IMF 당시 글로벌 투자자금에 떠밀리듯 변화를 강제당한 한국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가지와라 마코토는 30년 가까이 주식시장과 투자은행(IB) 업계를 전문적으로 취재한 니혼게이자이신문의 스타 칼럼리스트다. 뉴욕과 홍콩 등 국제금융 중심지의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아시아 통화위기, 일본 금융위기, '리먼 쇼크' 등을 직접 취재했다.

지금도 세계적인 자산운용사 및 사모펀드(PEF) 운용사 대표들과 교류하며 글로벌한 관점에서 일본과 아시아 금융시장을 진단한다. 서울특파원을 역임한 인연으로 한국에 대한 이해도도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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