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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집값 '동고서저'…감원 칼바람이 갈랐다

기사입력   2023.03.28 17:35

최종수정   2023.03.28 17:35


미국 서부와 동부의 주택 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최근 1년(지난 1월 기준) 동안 미국 서부 주요 도시 집값은 10% 이상 떨어졌지만, 동부 도시는 12% 오르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제로금리’ 시대에는 풍부한 유동성과 저렴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힘입어 무차별하게 모든 집값이 뛰었다면 이제는 일자리 등 지역별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미 서부 주택시장엔 냉기, 동부엔 열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동산정보업체 블랙나이트 자료를 인용, 미국 서부와 동부 집값의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월까지 최근 1년 동안 기준이다.


미국 서부의 주택시장은 냉각됐다.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집값은 이 기간 10.5% 떨어졌다. 새너제이에는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어 ‘실리콘밸리의 수도’로 통한다. 같은 기간 서부의 대표 대도시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주 시애틀 집값도 각각 10.3%, 7.5% 하락했다. 반면 동부 주택 시장은 뜨겁다. 같은 기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집값은 12% 오르며 미국 주요 50개 대도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주 올랜도 집값은 9.3% 올랐다.

WSJ는 “미국 주택 시장이 두 개로 갈라진 듯하다”고 평했다. 앤디 월든 블랙나이트 부사장은 “미 서부와 동부 주택 시장의 격차가 이렇게 뚜렷한 적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일자리, 과거 상승폭이 집값 좌우
서부와 동부 주택 시장이 마치 다른 나라처럼 움직이게 된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미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를 연 0~0.25%로 내리며 제로금리 시대를 열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면서 주택 수요자의 부담이 줄어들고, 풍부한 유동성까지 겹치며 이후 2년 동안 미국 전역의 주택시장은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Fed가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이달엔 연 4.75~5%까지 끌어올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 평균은 지난주에 연 6.4%를 넘겼다. 집값이 무차별하게 오르던 시기가 저물고, 지역별 호재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이 열리면서 지역별 격차가 벌어지게 됐다.

미 서부의 캘리포니아주 집값이 휘청대는 이유는 빅테크의 고전과 가격 부담에 있다. 빅테크의 전성기에 고임금 근로자가 급증하면서 2012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8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집값은 112%(S&P다우존스 집계 기준) 뛰며 미 평균(58%)을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의 해고 바람과 감봉으로 이렇게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층이 얇아졌다. 아이다호 등 이른바 줌타운(재택근무자 거주지)으로 불리는 지역도 과거 급등한 가격을 지지하지 못하고 집값이 하락세다.

반대로 동부 도시에는 고소득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수요층이 두터워졌다. 동부 플로리다주는 개인소득세, 자본이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을 내세우며 블랙스톤, 스타우드캐피털, 아크인베스트먼트 등 금융회사를 대거 유치했다. 마이애미가 미국에서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하게 된 이유다.

미국 기존주택의 지난달 중간값은 작년 같은 달보다 0.2% 떨어진 36만3000달러였다. 전년 동월 대비 집값이 하락한 건 2012년 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동부 지역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미 전역 주택값 평균의 낙폭이 다소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공급 부족이라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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