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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한일 호혜적 경제관계 가능…경제블록 구성하면 시너지"(종합)

기사입력   2023.12.05 14:27

최태원 "한일 호혜적 경제관계 가능…경제블록 구성하면 시너지"(종합)
"선택지 많지 않다…한일 경제협력체, EU 같은 단일시장 모델로 가야"
"경제통합하면 에너지만 시너지 수백조원…반도체·철강·해운 협력"
그룹인사 세대교체 가능성엔 "젊은 경영자에 기회 주는 것 당연"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장하나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모두 현재처럼 낮은 경제 성장률을 이어갈 경우 쇠락 가능성을 경고하며 제4의 경제블록 구성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 샐러맨더 리조트에서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열린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 기조연설에서 "한국과 일본은 과거 세계무역기구(WTO) 시스템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다"면서 "그러나 더 이상 이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으며,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TPD는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및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안보 협력의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지성 플랫폼으로, 2021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최 회장은 "공급망을 비롯해 경제 안보 등 많은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과거 큰 시장이었던 중국은 큰 폭의 경제 성장과 함께 실질적으로 에너지를 비롯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공급망 전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자"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일은 경제적으로 실질적 경쟁자가 아니며, 호혜적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며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망 분야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은 고령화 문제와 인구 감소, 낮은 경제성장률과 같은 문제에 함께 직면해 있으며 지금의 경제적 위상을 더 이상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협력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간 경제 패러다임의 근본 전환을 위해 미국, 중국, EU의 뒤를 잇는 한일 주도의 제4의 경제 블록 필요성을 주창해 왔다.
지난달 30일 열린 '도쿄포럼'에서 "한일 양국이 경제연합체를 구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룰 테이커(rule taker)에서 룰 세터(rule setter)로 전환해 가자"고 밝힌 데 이어 이번 TPD에서는 한일 경제협력체 구상을 보다 구체화했다.
최 회장은 "지난 30∼40년간 우리는 제조업 중심의 수출로 많은 것을 누려왔으나, 그러한 수출 모델은 효력을 상실했다'면서 "다른 방식을 강구해야 하며, 한일에는 사실 선택지가 많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아시아 경제블록 모델이 북한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궁극적으로 이 공동체 동참을 원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북한 문제 해법의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여기에는 5∼10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경제 블록과 미국 경제의 유기적 연결로 한층 큰 '윈-윈'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미국의 파트너 및 미국 경제가 하나로 합쳐지면 한층 큰 하나의 경제 블록에 근접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열린 갈라 디너에서도 한일 경제협력체의 효과와 한미일 3국의 경제협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일 양국은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 30%가 넘을 만큼 많은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은 LNG와 석유 수출국을 상대로 가격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을 비롯해 관광업, 스타트업 플랫폼 등에서도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 경제협력체가 미국과 함께 협력한다면 한미일 3국의 경제공동체는 30조달러 이상의 거대 경제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일 경제협력 가능성과 관련,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낼 방법은 별로 없다"면서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내가 좀 싫은 것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인정하는 것이 지금 다른 해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경제블록) 방안을 추진해 보는 것이 좋다는 게 일본 재계의 거의 공통된 목소리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편견이 훨씬 적다 보니 벤처 인큐베이션이나 이런 분야에서 활동을 하며 계속 제안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여행 관련 이야기도 상당히 (진행)된다. 관광객이 제3국에서 올 때 일본 비자와 한국 비자를 따로 받아야 하는데, 누군가 하나로 만들어서 양쪽을 오가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양쪽에 후회할 일이 별로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일 제조업 분야 협력과 관련해선 "해운, 조선 이런 것부터 시작해 철강 등도 다 협력이 가능한 분야"라며 "한일이 협력하면 더 좋은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본다. 제조업과 관련한 데이터를 공유하면 관련 인공지능(AI)를 통해 제조업이 업그레이드되고 경쟁력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 협력과 관련해서도 "가능하다"면서 "일본이 갖고 있는 장비와 재료 이런 것과 한국이 생산하는 반도체 이런 것이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에너지일 것"이라며 "양쪽 모두 가장 큰 에너지 수입국이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유지가 될 수밖에 없는데, 양국이 통합하는 형태로 공동 구매부터 사용까지 하면 그 시너지가 수백조(원)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편, '서든 데스'를 언급하며 이번 그룹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예고한 최 회장은 "새로운 경영진에도, 또 젊은 경영자에게도 기회를 줘야 하는 때가 당연한 것"이라며 "변화는 항상 있는 것이고, 결과를 한 번 지켜보라"면서 말을 아꼈다.
SK그룹은 오는 7일로 예정된 인사에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부회장단이 퇴진하고 조 의장의 후임으로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선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부산 엑스포 유치 전면에 나섰던 최 회장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다"면서 "아까도 연설하는데 코피가 났다"며 농담을 건넸다.
엑스포 유치 불발에 대해선 "실망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이런 결과를 전혀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스텝이 상당히 꼬여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더 진전된 형태의 민관 협동을 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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