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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도 61조원 날렸다…버핏 "지금은 베팅에 신중해야"

기사입력   2020.05.03 18:33

최종수정   2020.05.03 18:33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사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몰고온 시장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1분기 벅셔해서웨이는 약 61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 주식을 대거 손절매해 최소 수십억달러를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61조원 손실…항공주 전부 처분

버핏 회장은 2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화상으로 연례 주주총회를 열고 벅셔해서웨이가 올해 1분기(1~3월) 497억4600만달러(약 60조89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창사 이후 최대 손실폭이다. 벅셔해서웨이는 작년 같은 기간엔 미·중 무역갈등 와중에도 216억6100만달러(약 26조513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 1분기 투자 손실액은 545억1700만달러(약 66조730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사태로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주식 가격이 지난 3월 급락한 영향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손실액 중 상당 부분은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보유 중인 주식의 평가손실분”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버핏 회장은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을 지난달 전량 처분했다고 밝혔다. 그는 “총 70억~80억달러를 투자했지만 매도 시점엔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았다”며 “이번 투자는 내 실수였다”고 털어놨다. 4대 항공사 주가는 올 들어 약 45~70%씩 내렸다. 버핏 회장은 “항공업 시장은 완전히 변했고, 각 항공사는 한동안 엄청난 고정비용 부담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업계 전망이 밝지 않으면 주식을 일부만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포지션을 완전히 바꾸는 게 내 투자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투자할 만한 주식 없다”

버핏 회장은 현재 미국 주식을 ‘저가 매수’할 적기도 아니라고 봤다. 그는 “아직까지 투자할 만큼 유망한 주식을 못봤다”고 말했다. 이날 벅셔해서웨이가 공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상 최대 규모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과 단기 투자금은 1373억달러(약 168조원)에 달한다. 직전 분기에 비해 석 달 만에 93억달러(약 11조원) 늘었다. 전년 동기에 비하면 231억달러(약 28조원) 많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충격으로 3월 주가가 출렁였을 때도 주식 매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1분기 내내 주식 순매수액은 18억달러(약 2조2030억원)에 그쳤다. 지난 한 달간 주식 처분액(약 61억달러)의 3분의 1 수준이다. 버핏 회장은 “자사주도 17억달러(약 2조800억원)어치만 매입했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버핏 회장의 과거 행보와는 대조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버핏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정위기 때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해 큰 수익을 냈다. 투자기업 에드워드존스의 짐 섀너핸 애널리스트는 “버핏은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고 주장해온 인물”이라며 “그런 그가 지금은 자사주조차 투자 매력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경제는 나아질 것”

버핏 회장은 “코로나19는 매우 광범위한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미국 경제는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항상 승리해왔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며 “나는 2차 세계대전, 쿠바 미사일 위기, 9·11 테러,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 같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침체가 직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고도 했다. 버핏 회장은 “2008~2009년엔 금융 기반이 약해 미국이란 ‘경제열차’가 선로를 이탈했는데 이번엔 선로를 잘 가던 열차가 잠시 정차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의 발전에 돈을 걸더라도 어떤 식으로 베팅할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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